Diary강제 백수 10일차. 우리는 여기에 있다.

스튜디오 디파인


우리는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의 몸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도전은 결국 이들에게 “되돌아보는 사고”에 대한 계기를 심어주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는 실수투성이인 한 인간으로, 어떠한 목적에서 운동하는가는 개개인이 다르게 가지고 있을 터이지만, 결국 가고자 하는 길을 결국 “조금 더 나은 내일” 이 아닐까?



아무도 후퇴하고 자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지만, 우리가 매일 늙어가고 신체적인 한계를 매일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각하고 사는 것 같다. 나에게는 운이 좋게도 토끼 같은 이쁜 자식들이 둘이나 있고,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그들의 무한함을 보고 기뻐하는 동시에 나라는 인간의 나이 들어감, 좋은 말로 성숙해감 플러스 늙는다는 이면의 얼굴을 마주하며 살고 있다.



한때는 둘째를 임신하기 전의 내 체력적 컨디션을 너무나 그리워한 나머지 임신 기간을 우울증으로 보내기도 했었고, 어찌 보면 아직도 간혹 아주아주 솔직하게 그 젊음, 아니 그 신체적 무한함이 있었을 당시가 그립기도 하다.



또한 이것은 몸을 수련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경험해보는 회상일 것임에 분명하다. 가끔 쉼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체력이나 환경적 혹은 신체적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무한히 부러워해 보기도 하지만, 불혹이 되어가면서 배운 한가지는 감히 받아들이는 겸허함이라고 말하겠다.



분명히 신체적 한계라는 게 존재하고 이제는 공부해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신체적으로도 예전보다는 한계를 느끼지만, 이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내 안에 갇혀 있던 느낌을 많이 풀어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뭐 인생 살면서 나이 들어가며 당연한 소리 한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이 받아들임이기 때문에 누군가 내 글을 읽고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이 있다면 “되돌아보는 사고”를 해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기를 권한다.



조금 더 풀어서 얘기해 보자면, 나라는 사람의 허울을 벗고 다시 한번 들여다보면서 느낄 수 있었던 가장 큰 일은 결국 운동을 하면서 나 스스로가 갇힌 운동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뭐 필라테스 하는 사람이 저런 소리를 하냐 할 수도 있지만, 내가 깨닫고 느낀 경험이 다소 부족한 탓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과유불급이었을까, 배움 자체를 더 직관적으로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었을까 하는 질문들에 직면하게 되었다.



결국은 힘을 올바른 방향으로 쓰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나의 방향성마저도 흩트리게 한 어떠한 되돌아보는 경험을 하게 되고 난 후에 조금씩 내 몸 안에서의 자유를 찾게 되기 시작하면서, 어릴 때 가지고 있던 유연성과 탄성을 조금씩 찾아가는 중이다.


사실 이제는 나에게는 필라테스라고 하는 것이 조금 더 내 생활의 탄력을 위한 존재가 되었고, 이 자체를 뉴트럴 하게 받아들이게 되면서 세상 모든 액티비티를 더욱더 즐길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사실 티칭의 관점에서도 이를 풀어내게 되면 내가 가르치면서 더 겸허하게 되는 게 결국 이들에게 self-reflection을 해볼 수 있는 경험 자체를 줄 수 있다면, 사실 우리가 얘기하는 correction이라고 하는 그 자체가 줄 수 있는 의미가 훨씬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깨달음의 순간을 느끼게 되고 나면 부질없던 나의 지난 미숙함이 전부 깨달음 그 자체로 내 안에 들어오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 그 발견은 형언할 수 없는 크기이다.



되돌아보는 생각을 하는 것, 그 자체가 조금 더 직설적으로 얘기하자면 지금을 받아들이는 그 자체를 알게 하는 것인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는 좌절 좌절 좌절 실패 실패 실패 성공, 좌절 좌절좌절 같은 패턴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지금을 좌절이라 생각하지 않게 하는 것이 그러면서도 욕심 내지 않고 꾸준히 해낼 수 있는 지속성을 가지게 하는 것은 결국 그 길을 가본 자만이 줄 수 있는 것이었다는 것, 그 비밀이다. 결국 우리는 어찌 보면 정확하게 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꾸준히 해야만 하는 그것을 하고 있기 때문 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받아들여져 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배움의 성장이라는 큰 변화를 느끼는 것이고 어느 날 되던 동작이 안 되거나 안되던 동작이 되는 단면적인 것으로서 누군가의 레벨을 판단하고 섣불리 언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그것이 어떠한 잣대가 되어서도 안 되고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도 그렇게 되면 결국 내 안의 갇힌 몸 그것 이상을 만날 가능성이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연습의 과정이 그 자체로 연습이기 때문에 오늘의 나를 조금 더 잘 받아들이면 더 나은 내일의 나를 만나는 가능성이 더 커지고, 완성도 있는 절제됨의 미학도 조금씩 자신의 아우라로 보인다.



이 힘듦을 통한 그 무한한 자유를 내 안에서 끄집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나의 경험으로는 척추의 익스텐션의 한계가 없는 이유 중의 하나가 그 안에 있다고 보인다. 익스텐션이라고 하는 것이 몸 안에서 받아들이고 순응하게 되면 과한 텐션이 줄어듦과 동시에 무한한 몸의 통로를 느낄 수 있고 뻥 뚫려있는 에너지 라인과 호흡 그 안에서 아주 길게 동작 자체를 해낼 수 있게 되는데, 그것이 사지를 끌어 올려주는 기분이란 참 묘한 경험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그 받아들임과 순응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르므로 그것 또한 잊으면 안 될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결국 받아들임. 자체가 편리한 타협이 아니고, 나 자신을 미러링(되돌아보기)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절대로 곡해해서는 안 된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그 받아들임과 미러링을 하는 과정을 어떻게 줄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또 여기에 있는 것이다.



즉, 매일 같이 같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되,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또한 못하려고 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며, 자기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내면의 에너지를 팽창해내는 결국 내 몸 안에서의 깊은 싸움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표출되는 것이 훨씬 쉽게 때문에 우리는 말하기가 쉽고 눈에 보이는 것들의 변화를 더 좋아하지만, 그 힘든 싸움을 하는 배우는 자의 그 연습의 과정 자체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조차도 나 스스로 또 다른 리플렉션이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티처의 관점에서 보다)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물론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순응이라는 건 자신의 한계에 순응하거나 편파적인 사고에 갇혀서 주는 것만을 그대로 순응해 버리는 것을 넘어서 본인이 가진 몸과 마음 그 자체에 깊이를 불어넣어 쓸데없이 걸치고 있었던 겉옷을 떨쳐버리고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는 연습이 아닐까? 그런 순응의 시간이 된다면 본인이 모르고 있었던 본인의 다른 모습까지 반사적으로 보게 될 수 있는 비판적인 성장의 시간이 될 수 있다 믿는다.



Covid-19 팬데믹이 오면서 줌이나 온라인 티칭을 늘어나고 이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더 하게 되었는데, 결국 눈에 보이는 변화는 현상일 뿐이지 내면에서의 변화 그 자체가 한 사람의 여정을 훨씬 큰 원동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때 분명히, 의존적인 시간보다 순응하고 받아들이는, 본연의 시간을 가질 기회가 충분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만사 새옹지마 꼭 나쁜 것만은 없다. 코로나가 끝나는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나에게 순응하고 받아들여 본다.



written by Kyung Hye, Sincl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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